31 종의 기원(정유정) 자막
<종의 기원(정유정)> 정유정 저, 은행나무 저자 소개 : 정유정(1966~) 1966년 전라남도 함평군에서 태어났다. 간호대학을 졸업한 간호사 출신이다. 문학이나 문예창작을 전공하지 않고 2007년 ‘내 인생의 스프링 캠프’로 5천만원 고료 세계청소년문학상을 수상함으로써 등단한 특별한 케이스다. 이후 2009년에는 ‘내 심장을 쏴라’로 1억원 고료 “세계문학상”을 받았으며, 2011년에 발표한 ‘7년의 밤’으로 베스트셀러 작가가 되었다. 그녀의 모든 작품은 “인간의 악”에 대해 다룬다. 인물의 섬세한 심리 묘사와 위트 있는 문체가 특징이다. 내용 <종의 기원>은 살인자로 거듭나는 26살의 반사회성 성격장애 사이코패스 청년 ‘한유진’의 이야기다. 그는 16년 전 가족이 함께 간 여행에서 사고로 아버지와 형을 잃었다. 그리고 현재는 어머니와 어머니의 양자인 해진과 함께 살고 있다. 아버지와 형이 죽은 16년 전의 사건 이후, 유진은 정신과 의사인 이모가 처방해 준 약을 매일 거르지 않고 먹고 있다. 그러나 약을 먹으면서부터 유진의 신체 상태가 달라지기 시작했다. 특히 뛰어난 수영선수였던 그의 기록이 좋지 않아졌기 때문에 16세에 어머니 몰래 약을 끊고 경기에 출전했다가 경기 도중 첫 번째 발작을 일으키게 된다. 그 후 어머니는 유진의 간절함을 외면하고 강제로 수영을 그만두게 한다. 하고 싶은 일을 그만둔 채 몸과 정신을 또렷하지 않게 만드는 약을 매일 복용하며, 어머니의 숨 막히는 규칙과 이모의 간섭 아래 살아간다. 그러던 어느 날, 어머니가 전화를 받지 않는다는 해진의 전화를 받고 아래층으로 내려간 유진은 흥건한 핏구덩이 속에 처참하게 죽어있는 어머니의 시신을 발견하게 된다. <종의 기원>의 장소는 집이며 단 3일간의 시간을 통해 압축감 있게 전개된다. 잠기운이 몽롱한 가운데 지난밤이 기억나지 않는 그는, 자신에게 배어있는 강렬한 피냄새와 몸에 뭍은 피를 보며 잠에서 깬다. 종의 기원은 이렇게 현재 벌어지는 사건이 아닌 이미 벌어진 사건을 되짚어 나가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유진은 끊기고 지워진 기억들을 하나씩 되짚어 가면서 사건의 진상과 자신의 실체를 확인해 간다. 자칫 지루해질 수 있는 압축된 시공간과 인물 속에서 작가는 끝까지 긴장감을 유지하면서 독자의 긴장감을 자아낸다. 이번 소설은 악이 어떻게 잉태되는지, 어떤 과정으로 촉발되는지, 선천적인 것인지 아니면 환경의 영향인지 등이 확실하지 않은 상태에서 진행된다. 그러나 그 모호한 과정을 여러 각도에서 바라볼 수 있는 기회를 독자들에게 제공해 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