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은 도끼다 자막
<책은 도끼다> 박웅현 지음, 북하우스(2016) 저자 소개 : 박웅현 광고 카피라이터로 인문학적 감수성과 인간을 향한 따뜻한 시선을 바탕으로 하는 많은 광고를 만들었다. <그녀의 자전거가 내 가슴속으로 들어왔다> <넥타이와 청바지는 평등하다> <나이는 숫자에 불과하다> 등 한 시대의 생각을 진보시킨 카피들은 그 협업의 작업들이다. 도끼라는 말 박웅현이 읽은 책들은 모두 아름답다. 문장이 아름답고 생각이 아름답고 그래서 세상도 아름답다. 책을 읽었을 뿐인데, 세상이 그렇게 아름다우니 그 사람의 행복은 참으로 간단하구나,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그의 책에 대한 느낌은 우리들의‘얼어붙은 감수성을 깨뜨리는 도끼’가 된다. 그가 추천하는 책은 모두 읽고 싶은 욕망이 들고, 우리가 인문학적 상상력을 키우도록 힘을 준다. 카프카 우리가 읽는 책이 우리 머리를 주먹으로 한 대 쳐서 우리를 잠에서 깨우지 않는다면 도대체 왜 우리가 그 책을 읽어야 하는 것이냐, 책이란 무릇 우리 안에 있는 꽁꽁 얼어버린 바다를 깨뜨리는 도끼가 되어야 한다. 느리게 책 읽기 저는 책 읽기에 있어 ‘다독 콤플렉스’를 버려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다독 콤플렉스를 가지면 쉽게 빨리 읽히는 얇은 책들만 읽게 되니까요. 올 해 몇 권을 읽었으나, 자랑하는 책 읽기에서 벗어났으면 합니다. 일 년에 다섯 권을 읽어도 거기 줄 친 부분이 몇 페이지냐가 중요한 것 같습니다. 줄 친 부분이라는 것은 말씀드렸던, 제게 ‘울림’을 준 문장입니다. 울림이 있느냐 없느냐가 중요한 것이지 숫자는 의미가 없다고 봅니다. 사람은 물이다 톨스토이 소설 속에서 악인과 선인이 따로 존재하지 않습니다. 왜냐하면 사람은 그렇게 개념 정리될 수 있는 존재가 아니기 때문입니다. 사람은 물입니다 조용한 데 이르면 조용히 . 흐르고, 돌을 만나면 피해가고, 폭포를 만나면 떨어지고, 규정된 성격이 없습니다. 창의성이란 창의성과 아이디어의 바탕이 되는 것은 ‘일상’입니다. 일상을 어떻게 보느냐에 따라 삶이 달라지고, 대처 능력이 커지는 것이죠. 참 많은 고수들이 일상의 중요성을 깨달았구나 싶습니다. 사과가 떨어지는 걸 본 최초의 사람이 뉴턴이 아니잖아요. 사과는 늘 떨어져 있는 걸 본 최초의 사람이 뉴턴이 아니잖아요. 사과는 늘 떨어져 있지만 아무도 들여다보지 않은 겁니다. 상황에 대한 다른 시선, 절박함이 사과를 보고 이론을 정리하게 했죠. 답은 일상 속에 있습니다. 나한테 모든 것들이 말을 걸고 있어요. 하지만 대부분 들을 마음이 없죠. 그런데 들을 마음이 생겼다면, 그 사람은 창의적인 사람입니다. 일상적인 것들에 대한 관찰의 힘 *이철수의 ‘판화’ *김훈의 『자전거 여행』 자두의 생김새는 천하의 모든 과일들 중에 으뜸으로 에로틱하다. 자두는 요물단지로 생겼다. 자두는 식물임에도 불구하고 동물적 에로스의 모습을 하고 있다. 수박의 향기는 근본적으로 풀의 향기다. 풀의 향기가 수분에 풀려서 넓게 퍼진다. 자두의 향기는 전혀 다르다. 자두의 향기는 육향에 가깝다. 그 향기는 퍼지기보다는 찌른다. 자두를 손으로 만져보면, 그 감촉은 덜 자란 동물의 살과 같다. 자두는 껍질을 깎을 필요도 없이 통째로 먹는다. 일을 크게 벌려서, 이걸 깨물어 먹으려면 늘 안쓰러운 생각이 든다. 수박이 천지개벽하듯이 갈라진다. 수박이 두 쪽으로 벌어지는 순간 ‘앗’ 소리를 지를 여유도 없이 초록은 빨강으로 바뀐다. 니코스 카잔차키스 『그리스인 조르바』 그의 소설 속 주인공 조르바를 통해 “그에게 두려웠던 것은 낯선 것이 아니라 익숙한 것이었다”. 우리는 익숙한 것을 두려워할 필요가 있습니다. 익숙한 것 속에 정말 좋은 것들이 주변에 있고, 끊임없이 말을 거는데 듣지 못한다는 건 참 안타까운 일입니다. 앤디워홀, 플라톤, 오스카 와일드의 예술 워홀이 얘기했던 건, “플라톤 당신은 생활이 우선이고 예술은 잉여물이다. 오스카 와일드 당신은 모든 생활은 예술을 닮고 싶어 한다. 그래서 예술이 더 지상에 있다고 했는데, 아니다. 이 캠벨 수프가 내 식탁에 있으면 생활이고 액자 속에 있으면 예술이다” 이겁니다. 그래서 워홀은 액자 속에 캠벨 수프를 집어넣고, 영화에서 보던 생활 속의 마릴린 먼로도 액자에 넣고 예술로 만들어요. 이 액자 속에는 특별한 것이 벌어지고 있습니다. 행복은 선택이다. 실제적 궁핍은 급격하게 줄어들었지만, 역설적이게도 궁핍감과 궁핍에 대한 공포는 사라지지 않고 외려 늘어나기까지 했다. 이 세상에서 부유한 사람은 상인이나 지주가 아니라, 밤에 별 밑에서 강렬한 경이감을 맛보거나 다른 사람의 고통을 해석하고 덜어줄 수 있는 사람이다. 풍요로움이라는 것은 결국은 감수성과 감성에서 나온다는 이야기입니다. 행불행은 조건이 아니다, 선택이다. 행복은 운명이 아니니까요. 삶을 대하는 자세가 만들어내는 것이지 어떤 조건이 만들어줄 수는 없는 것이죠. 행복은 추구의 대상이 아니라 발견의 대상이다. 박웅현의 추천 도서 *이철수, 『산벚나무, 꽃피었는데-이철수 신작 판화 100선전』 『마른풀의 노래』 *김훈, 『자전거 여행』 『화장』 *알랭 드 보통, 『불안』 『우리는 사랑일까』 『프루스트를 좋아하세요』 *니코스 카잔차키스, 『그리스인 조르바』 *알베르 카뮈, 『이방인』 *앙드레 지드, 『지상의 양식』 *밀란 쿤데라, 『참을 수 없는 존재의 가벼움』 *법정, 『살아있는 것은 다 행복하다』